Issue 115, Apr 2016
로와정
Rohwa Jeong
답에 접근하는 우회로
이것은 나답다, 혹은 나답지 않다는 문장은 분명하면서도 막연하다. 그렇게 말하기 위해선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자기다움’을 찾기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제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로와정’은 너무 익숙하게 듀오 아티스트로 불리지만, 그들 혹은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정체성이다. ‘로와정’이라는 허구의 인물은 노윤희와 정현석이라는 통로를 빌려 분명 실존한다. 가지고 태어난 기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환경과 상황에 따라 생각과 성격이 조금씩 변하는 것처럼 로와정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변화하는 모든 모습이 그의 결이다. 글을 쓸 때 말하는 퇴고는 미느냐, 두드리느냐는 의미로 고쳐 쓰고 다시 씀을 뜻한다. 한번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꾸 읽어보며 거슬리는 부분을 고치고, 때로는 다른 이들에게 읽게 해 부족한 점을 또 다듬는다. 로와정의 작업은 이처럼 밀 것이냐 두드릴 것이냐를 오가며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그래서인지 ‘협업’이나 ‘듀오’라는 말로 로와정의 본질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 이가진 수습기자 ● 사진 서지연
'Live and let live' 2015 전선, 꼬마전구, 악어집게, 전지, 나무 판넬 73×103cm